호주에서 쏘아올린 전기공

4년간의 타즈매니아 이야기 ep. 2 본문

나의 이민 이야기

4년간의 타즈매니아 이야기 ep. 2

ozelectrician 2023. 8. 21.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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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class 489(현 Subclass 491) 비자의 영주권 신청 조건은 2년간 타즈매니아에서 살며 1년가 full-time으로 일하는 것이었다. 여기서 full-time의 정의는 주 35시간 이상이며, 캐쥬얼, 파트타임을 여러개해도 상관없었다. 타즈매니아의 여름이야 vmac(현 corestaff)에서 주는 일로 충분히 채울수가 있었다. 하지만 3월부터 10월까지는 35시간 채우는게 쉽지 않았다. 그래서 조금더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곳을 찾던중 Tassal이라는 연어공장에서 일하게 되었다. 

 

Tassal은 타즈매니아의 삼성이라고 불리는 규모가 큰 회사이며, 크리스마스 파티도 연회장을 빌려서 할 정도로 복지면에서 아주 좋은 회사이다. 공장은 타즈매니아 전체에 3~4군데가 있고, 그 중 휴온빌을 스모크 연어를 만드는 곳이었다. 내가 일했던 휴온빌 공장은 크게 Filleting, Slicing, Packing 3가지 파트가 있는데, 나는 그중에 Filleting과 가끔 Slicing에서 일했다. Filleting을 다시 세분화해서 보면, 연어를 큰 아이스박스 채로 받는 Receiver가 있고, 연어의 머리부터 지느러미, 벼를 발라내는 공정, 그리고 연어 Fillet에 소금을 뿌려 Rack에 쌓는 공정, Rack을 스모크룸에 넣고 관리하는 공정이 있었다. 처음에는 연어를 다듬는 공정에서 일했으며, 나중에는 Forklift 운전 가능한 사람이 필요해 Receiver쪽에서도 일했다. 어딜가나 Forklift를 가지고 일하는 곳이 제일 꿀인것 같다. 일은 보통 7시간~8시간정도 하였던거 같다. 이곳에서 약 1년넘게 일하였고, 3~4개월이 지나자 풀타임 오퍼가 들어와서 그 이후로는 풀타임으로 일했다. 

 

489비자를 처음 생각했을때는 3년정도 지내면 영주권 받을 수 있을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영악한 이민성을 그리 쉽게 주지 않았다. 처음 489비자를 지원하기위해 1년이라는 시간을 타즈매니아에서 공부해야했고, 그리고나서 초청장과 489비자를 받으려 기다린 시간이 9개월, 그리고 2년의 거주조건을 채우고나니 거의 4년이라는 시간을 보내야했다. 하지만 4년이라는 시간을 보냈다고 영주권을 받은것도 아니었다. 4년이 지난 후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었던것. 당시 489비자에서 영주비자를 받기위해서는 2년이라는 시간동안 기다린 사람이 허다했다. 당시 상황이 코로나가 거의 끝나가는 시점이라, 인력이 부족한 호주에 사람을 빨리 불러들일 수 있는 189비자나 190비자의 승인이 굉장히 빨랐지, 호주에 살며 영주권을 기다리고 있는 489비자 소지자들에게는 굳이 호주정부에서 서둘러 줄 필요가 없었다. 이에 분노한 489비자 소지자들이 정부청사 앞에서 시위하고 거리에서 시위도 하였다. 그때문인지 조금 빨리지긴 했던거 같다. 내가 그들의 입장이었기 때문에 그들의 입장을 너무나 잘 이해한다. 하지만 이런 시위를 비난하는 사람도 있었다. 코로나 기간에 버티며, +2년이라는 시간을 지방지역에 살며 경제 성장에 이바지했는데 그동안 해외에 있다 들어온 사람들 밥그릇 먼저 챙겨주는 상황이 너무나도 억울하긴 했었다.

 

영주권을 신청함과 동시에 나의 모든 도덕적 책임은 끝난 상태였기 때문에 489 비자 컨디션에 따라 질롱으로 이사를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