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쏘아올린 전기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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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민 이야기

4년간의 타즈매니아 이야기 ep. 1

ozelectrician 2023. 8. 14.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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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월 1일 새해 달력을 꺼내지도 못하고 타즈매니아로 갔다. 그전부터 한국의 제주도 같은 곳이라는 환상도 있었고, 멜버른 씨티는 마치 중국에 살고 있는듯한 느낌도 있어서 조금더 호주를 느껴보고 싶기도 했다. 이것이 아니더라도, 나의 비자 상황에서 선택권은 타즈매니아와 애들레이드 뿐이었다. 개인적으로 추운곳을 좋아하는 나에게 타즈매니아로 선택하게 되었다. 

 

타즈매니아에 가자마자 05년식 캠리를 샀다. 아무레도 대중교통이 불편한 지역이다보니 집이나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서는 차가 먼저 필요했다. 그 후 2주정도 걸려 아주 운이 좋게 집을 구할 수 있었다. 처음 2~3일은 렌트 서류를 내기위해 필요한 서류들을 받으러 다녔다. 신용 평가 서류, 은행 잔고 서류 등등. 그리고 부동산마다 원하는 서류가 달랐기 때문에 서류 받으러 다니다가 울뻔했다. 거기에 아무것도 없는 임시 비자자가 로컬의 경쟁률을 뚫을 수 있는 방법은 열심히 커버레터는 쓰는것이기 때문에 감정에 호소하며 열심히 썻다. 

 

그렇게 약 2주동안 매일 인스펙션을 다니며 부동산 매니저에게 부탁도 하며 지원했지만 전부 탈락이었다. 그러다 검트리에서 올라온 곳을 보고서 부랴부랴 인스펙션을 보러갔는데, 그 노부부께서 좋게 보셨는지 다음날 계약하자며 연락을 주셨다. 그 집은 햇볕이 전혀 들지 않는, 곰팡이가 아주 잘 피는, 겨울엔 벽에 이슬이 맺히고, 매일아침 이슬을 닦아야하는, 옆집에는 정신병자가 매일 욕을하며 소리를 지르는 그런 곳이었다. 당시 타즈매니아의 렌트 상황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 없이 바로 1년 계약을 했다. 

 

일자리를 구하는것도 나에게는 만만치 않았다. 처음으로 시작한 일은 토요일마다 열리는 Salamanca Market에서 천막을 설치해주고 보관해주는 일을 하는 회사가 있었는데, 타즈매니아 카톡방에 올라온 광고글을 보고 시작하게 되었다. 그 일을 약 1년정도 했을때 쯔음, 내가 담당하던 고객이 자기 매주 토요일 세일즈를 도와줄 친구를 찾는다며 나에게 일해주지 않겠냐고 물었다. 그 이후로 약 1년이 넘게 그 사장님 밑에서 매주 토요일에 나무 공예품을 파는 일을 하였다. 물론 토요일 하루만 일하는것으로 생활비 감당이 안되기 때문에 주중에는 다른곳에서도 일했다. 

 

처음에는 어떻게든 카페에서 일해보려고 이력서를 넣어보았으나, Hospitality에 무경력이라 찾을 수 없었다. 그러다 당시 Vmac(현 Corestaff)에 한국인 매니저분이 계셨고, 그곳에서 일을 시작했다. 그 에이전씨는 사람이 필요할때 여기저기 보내기 때문에 약 2년정도 일하며, 굉장히 다양한 일을 했다. 

야채공장을 처음으로 여러곳에서 일했는데, 이곳 야채공장도 포지션이 여려가지라, 처음에는 간단한 일들 예를들면 잡초 걸르는 인스펙션, 야채 바구니 기계에 집에넣는 일, 야채볼에 야채 채우는 일, 박스 야채봉지 넣는일, 야채 박스 쌓는일 등등을 하였다. 그 이후 포크리프트 자격증을 취득했었고, 대부분의 포지션이 Dispatch에서 일했다. 

그러다 가끔 농장에서 일손이 필요할때는 농장으로 출근하였다. 농장에서는 대부분 수확하거나, 잡초뽑는 일을 하였다. 

약 11월쯔음부터는 Bejo라는 양봉하는곳에 보내 한동한 그곳에서도 일하였다. Bejo라는 회사는 꿀을 채취하기 위해서 벌을 키우는곳이 아니라, 농작물에 꽃이 필때쯤 키운 벌들을 풀어주고 수분시켜주는 서비스를 하는 회사였다. 그래서 그곳에서 일하며 거의 타즈매니아 전 지역을 돌아다녔고, 아름다운 자연경관도 볼 수 있어서 좋은 경험이었다. 

성수기인 여름이 지나면 겨울엔 일주일에 하루 이틀 정도만 일이 있었고, 그마저도 없을때도 있었다. 그러나 언제나 남들이 안하는 일이 있는법. 많은 사람들이 힘들다며 관둔 일이 있었고, 밤 9시 경에 시작하여 아침 5시경까지 연어를 죽이는 일이 있다며 매니저가 해보지 않겠냐고 물었다. 시급도 다른일보다 2배정도 높았으나, 일하러 가는데 호바트에서 2시간 차타고 가야했다. 우선 한번 가보자고 했던게 그 일을 3개월정도 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다시 하고싶지 않은 일이다. 연어가 죽을때 바르르 떨며 죽는데 그 느낌은 정말 더럽다. 일이 끝나면 얼굴엔 연어 피로 뒤범법이고 밤샘 근무를 하고 오는 길을 졸음과의 싸움이었다. 

이 외에도 짧은 기간 했던 일들이, 나무파레트 고치는 일, 감자 공장, 딸기 모종 분리, 잔디 농장, 호두 농장, 원양어선 물고기 하차작업, 감자 샐러드 공장, 사무 책상 조립 등등 다양한 일을 했다.